2014년 3월 30일 일요일

【storyis 고전괴담/성호사설】 독룡(毒龍) 강철(强鐵)

노윤(盧綸)의 시에,

야학이 깃드리는 가에는 소나무가 제일 늙었고 / 野鶴巢邊松最老
독룡이 숨어 있는 곳에는 물이 특별히도 맑구나 / 毒龍藏處水偏淸

라고 하였다. 이 독룡이란 것은 속칭 강철(强鐵)이란 것인데, 어떤 이는 이르기를, “강철이란 것은 생김새가 소와 흡사한데 바람과 비를 잘 몰고 다니므로 그것이 지나 가는 곳에는 온갖 곡식이 해를 입고 남는 것이 없게 되는 까닭에 속담에도 ‘강철이 지나가는 곳에는 가을철이 봄처럼 된다.’고 하는 말이 있다.” 하였으니, 이는 말하자면 가을이 되어도 거두어 들일 곡식이 없다는 뜻이다.
얼마 전에도 폭풍(暴風)과 뇌정(雷霆)과 우박(雨雹)이 서쪽 지방으로부터 시작, 혹은 강가를 따라 오기도 하고 혹은 재를 넘어서 퍼붓기도 했는데, 경상도 낙동강 연안에 이르러서야 그쳤다. 이 우박이 지나간 곳은 모두 적지(赤地)로 되었으나 폭 넓이는 1마장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박의 크기가 주먹과 같아서 사람과 육축(六畜)은 혹 상처를 입기도 하고 혹 죽기까지도 했으며, 강물은 이레 동안이나 흐렸었다. 사람들은 그 이유를 아는 이가 없었으나, 나는 이것을 독룡이 한 짓이라고 여겼다.
불가(佛家)에서는 욕심에 비유해 이르기를, “모든 물[水]의 독룡으로 하여금 인민(人民)을 해치지 말도록 하라.” 하였고, 왕유(王維)의 시에도,

해질 무렵 인적이 없는 연못가에서 / 薄暮空潭曲
안선하여 독룡을 제어하는구나/安禪制毒龍

라고 하였다.

댓글 2개:

  1. 이육사 시인의 시에서 강철도 이 독룡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지요
    소수의견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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